제80장

고예린은 늘 그랬듯 웃으며 말했다. 마치 유지훈과 부부 사이가 아니라 그냥 아는 사람인 것처럼.

“소송이라도 맡기시게요?”

유지훈은 피우다 만 담배를 바닥에 던져 발로 비벼 껐다.

“집에 안 들어갈 생각이야?”

고예린이 눈썹을 치켜들며 자기 집 현관을 힐끗 봤다.

“저기 있잖아요. 저기가 우리 집인데.”

유지훈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고예린을 한참 동안 말없이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.

“고예린, 내가 여기까지 왔잖아. 서로 한 발씩만 물러서자. 그리고 어머니께서 벌써 의심하기 시작하셨어.”

고예린은 웃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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